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인공지능 시대

제목: 와이 #WHY

어젯밤, 늦게까지 AI 챗봇과 대화를 나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크라테스가 살아있다면 이 녀석한테 뭐라고 했을까?’ 그 순간, 머릿속에 재미있는 장면이 그려졌다. 흰 도포를 입은 소크라테스가 컴퓨터 앞에 앉아 AI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 웃음이 나왔다.

근데 웃고 말기엔 뭔가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생각해봤다. 소크라테스하면 떠오르는 게 뭘까? 그 끊임없는 질문 공세 아닌가? “그게 정말이야?”, “왜 그렇게 생각해?”, “그 말은 무슨 뜻이야?” 이런 식으로 계속 파고들지 않았던가.

문득 어렸을 때 기억이 났다. 부모님께 ‘왜?’라는 질문을 계속하다가 꾸중 들었던 것. 그때는 몰랐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질문인지. 소크라테스는 알았던 것이다, 이 ‘왜?’라는 질문의 힘을.

그러다 홀린 듯이 AI 챗봇에게 물어봤다. “넌 왜 그렇게 대답해?” 그랬더니 이 녀석이 자기 학습 모델과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더라. 근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정말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느냐다. 소크라테스식으로 계속 물어보고, 따져보고,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바보가 되는 건 아닐까?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AI한테 물어보고 끝. 근데 그게 정말 ‘앎’일까? 소크라테스라면 뭐라고 했을까?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네가 모른다는 걸 알게 된 것, 그게 바로 지혜의 시작이란다.”

그러고 보니 AI 시대에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끊임없이 질문하기, 대화를 통해 함께 배우기. 이런 것들 말이다.

근데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AI가 우리의 사고 능력을 대신하게 되면 어쩌지? 창의성은? 인간관계는? 윤리는? 이런 고민들이 밀려온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정신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 AI를 도구로 잘 활용하면서도, 계속해서 질문하고 토론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어쩌면 AI 시대야말로 진정한 ‘소크라테스적 대화’가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른다. AI와 대화하면서도, 그 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우리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지혜가 아닐까?

밤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창밖으로 동이 트는 게 보인다. 새로운 시대의 여명 같다. AI와 함께하는 이 새로운 세상,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기대되기도 한다.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가슴에 품고, 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보자. 어떤 대화가, 어떤 질문이, 어떤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 새로운 시대,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AI와 함께 성장하는 인간,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그 미래를 향해,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 말이다.